서 론：김유정은 1935년에서 1937년에 이르는 2~3년의 짧은 문단생애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문학연구가들이 30년대의 작가를 논의하거나 한국의 현대 작가를 이야기 할 때 김유정이 매우 빈번히 거론되어져 왔  다는 사실이 그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일반적으로 우리가 김유정 문학을 얘기할 때 그의 문학의 특징인 해학성과 향토성이나 문체를 자주 거론한다.그러나 “왜 이런 해학성과 향토성의 특징을 지닌 작품을 창작할 수 있거나 그가 창작의 원동력이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언급한 적이 별로 많지 않는다.예를 들면<金裕貞研究><金裕貞小説研究：諧謔性과 郷土性을 통한 現實認識><김유정 소설 연구:해학적 특성과 교육적 효과를 중심으로><김유정과 沈從文 소설의 비교 연구>라는 논문들 보통 김유정 작품의 문체 특징,시대배경,그리고 모티프를 얘기했다.본 논문은 작가 김유정은 창작의 이유, 그의 작품속의 등장인물의 유형은 자신의 인생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에 대해 연구하고자 한다.

김유정의 작품은 1930년대의 식민지 사회의 농민들과 도시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솔직하게 보여준다.그의 소설의 등장인물은 비윤리적이고 일탈된 행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노름을 하거나 아내를 팔아먹는 등의 행동이 그 예이다.농민들은 현실 속에서 자신의 상황을 개선시키려 하기보다는 타락한 세태에 이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여준다.그렇지만 우리는 그러한 등장인물에서 끈질긴 생명력과 원시적인 인간성을 만날 수 있다.

김유정 소설에서 우리는 위로의 메시지뿐만 아니라 희망의 메시지도 읽을 수 있다.그래서 독자들은 그의 소설을 통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기도 하고,웃기도 하다가 다시 힘을 낼 수 있다.일탈하지 못하는 자신의 욕구불만을 작품 속의 인물의 일탈을 통해서 해소할 수 있으며,등장인물들과 함께 숨쉬는 듯한 화자의 시선과 토속적인 어휘를 통한 현장감은 독자들까지 자연스럽게 그 삶 속에 밀어넣는다.이러한 작품의 내적 형식은 우리에게 소설읽기를 통한 쾌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김유정이 그의 소설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는 ‘궁핍한 삶 속에서 펼쳐지는 삶에 대한 열망’과 ‘인간 본연이 지닌 원시적인 인간성’이다.그런데 무엇이 그로 하여금 삶에 대한 열망과 원시적인 인간성을 소설로 형상화하게 만들었는가?이는 작가의 생애와 그 속에 숨어있는 원인들을 찾아야 알 수 있는 문제이다.

김유정은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그 이후 가정적으로 불우한 삶을 살았다.형과 누이와의 관계에서도 그는 안정성을 찾을 수 없었고,이는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낳았다.어머니의 사랑의 결핍은 이성에 대한 콤플렉스로 이어져 집착적인 사랑을 하는 등 퇴행적인 행동을 보인다.이러한 여성에 대한 콤플렉스는 여필종부형 여성상과 권위적인 남성상,또는 어수룩한 숙맥의 남성상으로 그의 작품에 녹아들어 있다.이는 특히 자전적 소설에서 설득력 있게 형상화되고 있다.

창작의 커다란 원동력이 된 것은 아이러닉하게도 그의 병이었다.그는 폐결핵과 치질로 그는 평생을 고통 속에서 지내야 했다.그러나 그는 농촌계몽에도 열의를 다하는 등 삶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그 과정에서 농촌의 원시적인 인간상을 만날 수 있었고,이것이 그가 지닌 현실인식의 눈을 통해 소설로 형상화 된 것이다.

안정적이지 못한 가정환경과 가난 속에서 끝없이 병마와 싸워야 했던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한 열망을 소설로 표현한 것이다.여기에 그의 콤플렉스와 개인적 신화들은 창작의 원동력으로 작용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