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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한국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 가운데 하나가 ‘체면’이라는 단어이다. “회장님 체면의 말이 아니군!”, “아버지의 체면에 먹칠을 하다니.”, “남편 체면 좀 세워 줘.”, “체면 차리지 말고 많이 먹어.” 등등 특히 인간 관계를 나타나는 대화 중에 많이 등장한다. 또한 이와 관련된 속담 역시 많다. 흔하게 “냉수 먹고 이 쑤신다.”, “가난할 수록 기와집 짓는다.” 등은 한국 사람들은 사회적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인용되는 것들이다. 또한, 한국 사람들은 생활 전반에 걸쳐서 체면에 신경을 쓴다. 이를태면, 의식주의 선택, 승용차등의 구입, 친구나 준거집단[①]의 선택, 진학 및 취업, 학교성적 및 진급, 선물의 선택, 명절맞이 인사 등 남의 이목을 끌 가능성이 있는 것이면 어떠한 행위나 소유물도 체면과 관련지워지지 않는 것이 없다. 체면이 한국 사람들의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처럼 높기 때문에 체면에 관한 일이라면 서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체면이 손상당하는 것을 “죽기보다도” 싫어하며, “체면에 물렸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필요한 경우에는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자신의 체면을 세우려고 노력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날 이미 정보화 사회의 틀에서 한국 사회의 구조와 대인관계의 형태가 과거와는 많이 다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행동 양식에 깊숙이 배여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는 체면은 어떤 연유에서일까? 한국 문화의 관계적 특징중 하나인 체면은 단순한 행동적 특징보다는 역사속에서 이해되어져야만 하는 요인이다.
사실, 체면은 한국만이 갖고 있는 문화 특유의 현상은 결코 아니다. 중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유교문화권에서는 물론이거나와 서구나 미대륙 그리고 아프리카를 포함한 세계의 모든 문화권에서 정상적인 성인이라면 누구나 체면을 유지하거나 세우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체면에 대한 집착과 체면을 세우고자 하는 욕구는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유교에 있어서 예는 인간의 정신적 가치가 열매처럼 표면으로 드러나는 것이지만, 문제는 인간의 진정한 정신적 가치와 삶이 결여된 형식적인 의례는 ‘자기 과식적 환상’과 ‘허세’로 발전하기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체면이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회 속에서 역할에 맞는 적절한 행동 규범과 인간관계에서 적절한 예를 갖추는 것은 매우 아름답고 성숙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자기 과시적 환상’과 ‘허세’를 줄이면서 한국 문화의 진정한 가치를 사회와 인간관계 속에서 실현해 나가는 성숙한 모습이 필요하다. 에릭슨(E. Erikson)은 체면의 부정점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은 의지력과 용기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한국인들이 체면문화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서는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다 가지고 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이 없다. 문화도 마찬가지다. 사회발전에 따라 문화도 발전하고 있으며 사람들의 관념도 변하고 있다. 그래서 이 체면문화에 대하여 우리는 정수를 취하고, 찌꺼기를 버린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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